음악

'amazarashi - Life is beautiful' 가사에 대해서 (1절)

푸불 2019. 2. 20. 16:22

이 게시글은 제 경험에 근거한 지극히 주관적인 해석임을 밝힙니다.


1.

어찌된 영문으로 여기에 서있는가

가끔 제정신이 들어 고개를 갸우뚱 거리지 

노래를 부르는게 좋았던 소년이지만 그걸 아무에게도 말 못하는 소심한 아이였지


-

화자가 본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있습니다.

가끔씩 정신을 차릴때마다 내가 왜 여기 서있는지도 모르고 고개를 갸우뚱 거린다는것 자체가

화자의 심리적인  '방황'을 표현하는 것 같았습니다.


방황이 어디서 시작 되었나를 고민하다가, 자신의 과거까지 생각이 닿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얘기를 꺼냅니다.

'난 노래하는게 좋았다. 다만 남에게 얘기하고 다니진 않았다.'


단순히 꿈에 대해 말하고 다니는게 쑥쓰러워 말을 안했다. 

일수도 있겠지만

자신의 꿈을 다른 사람에게 말하는 것 자체가, 그다지 낭만적인 일이 아니라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꿈을 말하면 다른사람에게 비웃음을 사거나, 누군가에게 동경을 받게 되는데,

사실 이런 거에 대해 회의를 느껴 결국엔 말하지 않게 되었다.

그런 표현 같습니다.



2.

오랜만이네 그쪽은 어때?

건강하면 그걸로 됐어

재미없는 푸념은 말하지 않기다

옛날 이야기도 가끔은 좋겠지


-

보통 만나서 얘기하는건 여러가지가 있습니다만,

과거에 대한 회한이라던지, 힘든 지금 상황에 대한 푸념이라던가..

그런 얘기들을 보통 합니다.

술집에서 한잔 하면서 삶에 대해 푸념하는 건 흔한 일이니까요.

반면 화자는 이미 이런것들에 대해서 달관했는지, 그저 안부를 묻는 말을 건넵니다.

어차피 그런 얘기들이 별 소용이 없고, 오히려 감정을 마모시킨다고 생각했던게 아닐까요.

'재미없는 푸념하지 말자'라고 하면서 그런 얘기는 하지 말자고 이야기 하면서도,

그러면서도 '옛날 이야기도 가끔은 좋겠지'하면서 그 후회의 감정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고있습니다.


보다시피 가사에서 의문문으로 청자에게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화자가 청자에게 과거에 대해 후회하지 말고, 옛날 얘기 하지 말자.

슬프고 힘들었을 지라도 그 감정을 드러내지 말자.

이렇게 얘기 하면서 그 감정을 자제하며 표현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감정을 자제했기 때문에, 

오히려 직접 표현하는것 보다도 그 감정이 강하게 전달이 되는 것 같습니다.


3.

나는 지금도 노래하고 있어 

어두운 노래만 부른다고 사람들은 말하지만

절대 지지 않는다는 마음으로 지금 여기까지 다다른거야

이것만은 진심으로 양보할수 없어

짊어지고 있는게 늘어난 모양이야


-

앞에서 얘기했듯이 과거에 대한 얘기는 하지 않고 있습니다.

단지 요즘 어떻게 사는지 근황에 대해 얘기하고 있습니다. (오랜만이라고 했으니까..)

아마자라시 노래는 대부분 가사가 어두운 편이고, 조성도 단조가 많기도 하다보니

가사만 읽어봐도 이게 작곡가인 아키타 히로무 본인 얘기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부분은 상당히 직설적입니다.

내 '꿈'에 대한 마음은 별로 다른 사람바와 다를 것이 없고

소중하고, 그렇기에 양보할 수 없다고.

그러면서도 꿈을 '짊어지는 것'이라고 표현하면서 막연히 좋은것이라고 얘기하지도 않고 있습니다


4.

꿈을 포기한 사람, 버린사람, 이루지 못하고 죽은 사람, 기억하고 있니?

싱겁게 목숨이나 꿈을 잃은 별에

널린 흔하디 흔한 슬픈 이야기

그런것에 질리지 않고 울고 웃으며

인생은 아름다워


-

저는 이부분이 정말 마음에 듭니다.


보통 꿈에 대해 낙관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꿈을 가져본 사람들은 꼭 그렇지만 않다는 걸 알거에요.

꿈을 갖는다고 뭔가 더 잘하는것도 아니고,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이 막연히 행복해진다거나, 편해지는건 아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어쩌면 인생 사는데 조건이 하나 더 늘어난 셈이라  '짊어지는게 늘어난다'라고 표현한게 아니었을까요.


이 단면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꿈을 포기한 사람, 버린사람, 이루지 못하고 죽은 사람, 기억하고 있니?'

꿈을 가진 이들의 반짝이는 모습은 쉽게 떠올리지만, 그렇지 못한 이들은 사라진 별로 잊혀집니다.
이를 대놓고 물어보아 그 꿈의 슬픈 이면을 직접적으로 물어봅니다. (설의법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그렇기에 꿈을 가져본 사람을 '별'이라고 표현하고, '싱겁게 목숨이나 꿈을 잃었다'라고 표현하는 건

담백하면서도 적절한 비유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흔하디 흔한 슬픈 얘기에 질리지 않고, 울땐 울고 웃을땐 웃으면서

그렇게 꾸역꾸역 살아가는 느낌이 듭니다.

만약 울고 웃으며가 아니라 그냥 '울면서'라고 표현했다면 훨씬 멋없는 표현이 되었겠죠.


인생은 아름다워

사실 이 표현은 잘 모르겠습니다.

힘든 세상을 반어법으로 표현하는 걸까요?

절망스럽고 아쉽고 슬픈 세상이지만, 그러면서도 어떻게든 살아가고싶다는 의지의 표현 일까요?


4.

하나를 얻고 하나를 잃고

언제나 무언가 부족하다며 울고있어

하지만 후회같은걸 할까 보냐

인생은 아름다워


-

사람은 보통 행복하고 싶어서 살아갑니다.

지금 당장 행복한 사람은 별 상관이 없지만,

보통은 허전함을 느끼고, 그 허전함을 채워서 행복을 느끼고 싶어하죠.

그래서 허전함을 채우기 위해서 무언가를 얻기 위해 노력하죠.

대회에서 상을 탄다거나, 취업을 한다거나...

그러는 과정에서 뭔가를 잃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일하다가 연인과 멀어진다거나, 가족과 멀어진다거나...

그런데 그렇게 얻고 얻어도 잃어도 결국 그 허전함은 채워지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행복하고싶어서, 허전함을 채우고 싶어서 노력하면서, '방황'하는거죠.

과거에도, 현재에도, 언제나 그러고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후회는 하고싶지 않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결국 '과거의 이야기' 고, 그런건 '얘기하지 말자'라고 미리 못박아 뒀으니까요.

그렇게 울분을 토하면서도, 인생을 살아가고싶다 얘기합니다.